리눅스는 수백 가지의 배포판이 있고, 각 배포판마다 고유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리눅스가 대중화되기 어렵다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리눅스는 항상 선택지가 있었다. 남다른 윤리관을 가진 괴짜, 직접 코드를 만지작거리고, 컴파일하고, 매뉴얼 페이지를 읽으면서 이 과정을 자랑스러워 여기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다.
오래된 랩탑을 가지고 있고, DHH(David Heinemeier Hansson)가 만든 배포판인 Omarchy를 이번에 설치한 후 써본 느낌을 기록한다.
Omarchy는 구형 PC에서 잘 실행되지만, 썩은 PC에서는 동작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썩은 PC는 Hyprland를 돌리지 못하는 성능을 의미한다. 다행히 Macbook air 2010 버전인 나의 오래된 랩탑은 잘 설치가 되었다. (처음 설치시에는 Broadcom WiFi 드라이버 문제로 Freezing 증상이 있지만, 이 부분은 해결책이 있다.)
설치 후, 지금까지 재밌게 사용하고 있다. 이 배포판을 좋아하는 이유는 2가지이다.
내가 사용하는 도구들이 기본 설치되어 있다.
디자인이 정말 멋지다. 사람들이 왜 DHH를 그렇게 싫어하는지는 잘 이해가 안되지만...
어떤 사람들은 설치 후 바로 작동하기에 ‘진정한’ 리눅스 경험이 아니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근데 난 편한게 좋더라... Reddit을 찾아보는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이유, 문제 제기 부분은 꽤 많았다.
- AI의 활용과 에이전트 기반 리눅스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에게는 반감을 일으킨다. 이게 기술적인 문제인지 철학적인 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DHH는 리눅스에서 AI 사용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리누스 토르발스도 AI는 앞으로 계속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 DHH가 베이스캠프/37시그널에서 직장 내 정치적 논의를 금지한 것에 대한 불만이 있는 듯 하다.
- 질투심도 있지 않나 싶다. Omarchy는 매우 빠른 속도로 관심과 인기를 얻었다. 이 사실이 적대감의 원인 중 하나일 수 있다.
비판적인 시선에도 이 프로젝트는 단 기간에 2천만 달러를 모금했다. 그리고 이중 상당 부분은 Hyprland와 Quickshell에 투자하여 Linux 커널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다시 사용기로 돌아와서, Omarchy는 키보드 중심으로 설계되었다. 메인 메뉴는 Super + Space, 터미널은 Super + Return, 브라우저는 Super + Shift + Return 키로 실행할 수 있다.
Hyprland는 애플리케이션 창을 자동으로 타일 형태로 정렬한다. 앱을 실행할때마다 레이아웃이 자동으로 분할되면서 화면을 채우게된다. 사용자는 타입과 작업 공간을 이동하면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기존에 Windows나 macOS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익숙해진 습관을 고치기 힘들 수도 있다.
Omarchy는 Archlinux를 기반으로 한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Arch linux위에서 동작하는 일종의 개인용 설정 스크립트 모음집 성격이 강했다고 한다. 버전업이 되면서 독립적인 배포판의 형태로 진화했다.
Omarchy라는 이름은 일본의 세프 특선 요리인 ‘오마카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사용자가 일일이 도구를 고르고 조율하는 수고를 덜고, 요리사가 알아서 내놓는 최상의 코스 요리처럼 완벽하게 세팅된 개발 환경을 곧바로 사용하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
철학적 논쟁이나 정치적 구설은 잠시 제쳐두고 결과물만 본다면, Omarchy는 설정 지옥이 적은 이상적인 개발 환경에 매우 가까이 다가간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리눅스 배포판은 앞으로도 계속 나오겠지만, 당분간은 Omarchy를 계속 사용할 생각이다.
✍ Written with Mark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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